ar의 작은 거인 ar4, 반려 스피커로 모셔오다.
*prologue
몇해전 노년에 하나의 스피커를 선택한다면 무엇을 선택할까를 고민한 적이 있었다.
노년에는 아무래도 대형스피커나 선예도가 뛰어난 날선 스피커보다는 작고 편안한 스피커가 어울릴 것 같기에
지금 듣고 있는 Altec 755a나 Telefunken Ela L6같은 플레인지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고
20년 넘게 함께 하고 있는 작은 거인 로저스 3/5a도 역시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그런데 불연듯 떠오른 스피커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ar4였다.
ar스피커는 '예쁘면 용서된다'는 오디오계 속설을 부합되지 않는 못생긴(?) 스피커이고,
몇해전 들인 ar3a가 그닥 인상적이지 못해 관심있는 스피커는 아니었음에도
ar4는 나보다 한살어린 동년배이고 1년동안만 생산되어 희소성이 있어 호기심이 생겼고
작은 크기로 삼베 그릴의 약간 촌스런 외모가 동반자로 함께 늙어가면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물론 ar의 플레그쉽이랄 수 있는 ar1이나 많은 이들이 좋은 평가하는 ar3도 욕심이 났지만
아무래도 공간의 제약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ar4의 아담한 크기는 딱 좋아보였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의 스피커는 아니었지만 판매수량이 적어서인지
상태좋은 ar4와 인연은 닿지 않아 점차 기억속에 사라져갔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에 잘 들어가지 않던 ar관련 카페에 들어갔는데,,,,
ar4,, 그것도 극초기형 1,500번대 ar4 판매글이 올라와 있었다.
판매자는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분이셨는데 5월 한국 출장때 서울에서 거래 가능하다는 글에
망설릴 틈도 없이 일단 관심이 있다고 쪽지를 드렸다.
* 판매자께서 올린 사진으로 바닥에 놓인 스피커가 판매하려는 ar4
판매하시고자 하는 ar4는 시리얼은 01583, 01592로 9번 차이나는 극초기형이었는데,
*판매자분의 사진입니다.
60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잘 관리되었는지 참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판매자분의 사진입니다.
그릴도 오리지널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었고, 뱃지 또한 오리지널이었다.
*판매자분의 사진입니다.
판매자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판매자께서 카페에 올린 글을을 검색해서 읽어보니
무려 17종의 ar스피커를 소유하시다가 최근 중복 스피커 중심으로 일부 판매를 시작하셨고
어튜 크리닝, 인클로져 오버홀 등을 직접 하시는 등 ar 스피커에 전문성을 갖추신 분이신 것 같았다.
6명이 구입의사를 연락하셨다는데 내 순번은 대구분에 이어 두번째이고
대구분은 픽업이 고민되어 결정을 못하고 계신다고 하여 포기하시면 구입하겠다고 연락을 드렸다.
ar은 ar3a를 사용해보고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아래 링크가 8년전 지방숙소 생활을 할 때 1년정도 사용했을 때의 글이다.
https://skylark.tistory.com/106
AR 3a(2016.08.30)
일때문에 지방 숙소생활이 시작되면서 십년만에 오디오 고민을 하다가 스피커는 AR 2ax를 열심히 찾고 있었는데 카페에서 인연이 닿아 3a로 급선회하여 들였습니다. 앰프는 2ax를 염두에 두고 ar인
skylark.tistory.com
ar은 오래만에 다시 들이는 것이기에 ar은 어떤 스피커일까 공부를 해보았다.
Acoustic Research, Inc.(“AR”)는 오디오 선구자, 작가, 발명가, 연구원, 오디오 전자공학 교사인 Edgar Villchur 와
그의 학생인 Henry Kloss 에 의해 1954 년에 설립되어 ar1, ar2, ar2ax, ar3, ar3a, ar4, ar4x 등
많은 명작 스피커를 만들었는데아래표가 ar이 출시한 스피커의 주요 라인업이다.
*그럼 이번에 구입한 ar4는 어떤 스피커일까
ar4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니 1964년 출시하여 1년동안 약 3만대 가량 생산되었고,
후속모델인 ar4x가 1965년부터는 1973년까지 9년동안 생산하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 AR4 : 1964년 발매 / 3.5 Cone, 8인치 우퍼 / 크로스오버 1.2Khz
254*481*2299(WHD), 임피던스 8옴, 음압 85db
- AR4X : 1965년 발매 / 2.5인치 Cone, 8인치 우퍼 / 크로스오버 1.6Khz --> 1.2Khz로 225,000번부터 변경
- AR4XA : 1973년 발매 / 1.25 Cone 트위터, 8인치 우퍼 / 크로스오버 1.6Khz
* 왼쪽이 ar4, 오른쪽이 ar4x
ar4는 1964년 ar2x, ar2ax와 함께 출시되었는데 CTX(Chicago Telephone Supply Corp.)에서 제작한
8인치 우퍼와 3.5인치 트위터를 장착하였고 그당시 ar 스피커중에서 가장 작은 크기였다.
ar4는 생산시기별로 우퍼의 모양이 다른데 2천번대 미만의 극초기형에서는
아래 좌측 ar4처럼 우퍼가 민자무늬이고 후기로 갈 수록 우물정 우퍼 또는 꽃무늬 우퍼가 채용되었다.
그런데 상태좋은 ar4는 생산대수가 적어서 그런지 이베이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ar4는 중음기로 중고역을 담당하므로 꽉찬 중역대가 매력있게 들리고 직진성이 강해 남성적이고,
4x는 고역기로 중고역을 담당하는데 섬세하고 사각거리는 고음이 매력있게 들려 여성적이라고 한다.
각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희소성때문인지 ar4가 ar4x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특히 상태 좋은 극초기형은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데 민자우퍼 극초기형은 콘지가 두껍기 때문에
저역이 단단하게 재생된다고 한다.
*좌측 극초기형, 중간 꽃무늬 우퍼, 우측 우물정자 우퍼
ar4가 64년~65년 10월까지 약 1년동안 3만대 가량 생산되었고
이번에 구한 ar4는 극초기형으로 종종 보이는 우물정자나 꽃무늬 우퍼가 아닌 민자형태 우퍼로 되어 있다.
판매자의 게시글에 따르면 ar4 어튜를 분리해보니 초록색의 가루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수준이었는데
녹이 많은 것은 둘째치고 어튜안의 연결 금속플레이트 앞쪽이 삭아서 없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미국 ar 부품 및 수리 서비스 전문인 vintage-ar이 판매하는 대체품을 구입해서 교체를 하셨더군요.
*판매자분의 사진(장착된 어튜를 분해한 부품 사진)
*판매자분의 사진(vintage-ar에서 구입한 어튜와 ar4에 장착한 모습)
그런데 판매자가 우퍼 한쪽을 분해하려다가 엣지 손상이 있어 테이프로 수리했다는 글이 있어 문의드리니
23년에 정말 운 좋게도 동일한 AR4 극초기형 우퍼를 구해 교체를 한후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이 있어
유닛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인클로저 뒷편 모서리에 작은 손상이 있어 보완한 것 외에는 외관도 좋은 상태로 확인되었다.
* 판매자분의 사진(실수로 손상된 우퍼 엣지 ㅠ)
* 판매자분의 사진(엣지를 gaff-tape에서 판매중인 burgandy 색상의 테이프로 보강해서 사용중)
*판매자분의 사진(운 좋게도 극초기형 ar4 우퍼를 구해 교체해서 사용중)
다음날 대구분께서 이동 등의 문제로 포기하셔서 거래가능하다고 연락이 왔고
며칠 뒤 귀국을 위해 포장한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꼼꼼하게 포장된 모습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판매자분의 사진입니다.
드디어 판매자분과 약속이 잡혔다.
출장오신 첫 토요일에 신사동 모호텔 로비에서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숙소에 잠깐 올라가 박스를 개봉하여 운송과정에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인수하며
ar4는 장장 11,000km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나의 품에 안기었다.
문제는 메인 시스템에는 이미 telefunken 10” ela L6 플레인지가 자리 잡고 있고
서브 시스템은 rogers ls 3/5a가 자리 잡고 있어 고민하다가 서브 스피커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서브 시스템의 앰프는 mark levinson ml-7a 프리앰프와 지인이 정성들여 만들어 주신 6bq5 pp를
파워앰프로 사용중이고 소스는 스트리밍을 mac studio(audirvana)를 거쳐 dudec dac를 사용중이다.
https://skylark.tistory.com/143
6BQ5 PP 3극관 결선 제작기
싱글파워앰프만 듣고 있다가 PP앰프 욕심이 생겨 SWH형님께 부탁드려 6BQ5 PP 3극관 앰프를 제작했습니다. SWH형님께서 한진동(한국진공관앰프자작동호회) 홈페이지 '자작발표' 게시판에 올린 내용
skylark.tistory.com
드디어 ar4를 연결하고 듣기 시작해본다.
재즈로 부터 시작해서 여성보컬, 남성보컬, 클래식까지 두루두루,,,,
20여년 3/5a가 작은 거인답게 좋은 소리를 내주고 있었는데 ar4 또한 좋은 소리를 내주기 시작한다.
* epilogue
언젠가 닥칠 노년에 동반자로 함께 나이먹어갈 스피커를 찾고 싶었다.
ar4는 8인치 우퍼의 저역은 퍼지지 않고 단단한 풍성한 양감의 저역을,
고역은 테스트로 늘 사용하는 take five의 도입부 하이헷 심벌의 경쾌한 찰랑거림을 아주 잘 표현한다.
남녀 보컬 모두 눈 앞에 무대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중역대의 표현력 또한 아주 맘에 들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스피커이다.
아마도 텔레풍켄 빨간배꼽, 로저스 3/5a, 알텍 755a와 더블어 오래동안 곁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당초 생각했던 반려스피커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
귀한 극초기형 ar4를 잘 가다듬어 좋은 상태로 만들고
멀고 먼 뉴저지에서 서울까지 안전하게 가져와서 물려주신 MSK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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