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라32(olivetti lettera32) 타자기 구입기
아나로그를 좋아해서 음악도 주로 LP를 진공관 앰프로 듣고, 사진은 필름으로 찍고 자가현상, 인화를 즐기곤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사진 한장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이 사진을 왜 보게 되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불연듯, 행정병으로 근무하던 군복무 시절 이름도 기억나지 않던 타자기를
고참한테 꾸사리 먹어가며 배워 타이핑하던 추억이 떠오르며
타자기로 뭔가를 타이핑하고 싶은 생각이 불연듯 들었습니다.
제가 뭔가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늘 하던 루틴대로
카페를 찾고 블로그를 뒤지고 유투브를 검색하여 네이버 카페 타사모(타자기를 사용자 모임)에 가입하고
이 바닥(?)에서 유명하신 분들의 글과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라이카스토리님, 누나니레님, 아나로그파파님, 레또로핏님, 감성희희덕님, 안병조님(시흥),
그리고 레트로케이, 광산사무기상사, 공양경매장,
닉네임, 상호를 거론하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과 사이트, 유투브,,,,,,
우선 첫번째 타자기를 구하는 것에 조바심이 생겨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문자연락을 드리니,
유투브를 열심히 봤던 시흥 안병조님이시더군요 ㅎ
상의드려 크로바 4벌식 747TF를 예약하고 언제 제 품에 올지는 모르지만 한숨을 돌렸습니다.
*사진은 레트로케이에서 빌려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장터에 알람을 설정하며 발견한 레테라32 4벌식,
이미 타사모를 통해 익히 명성을 들었지만 구하기 힘들다고 해서
버킷리스트 타자기로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쉽게 발견이,,,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여기저기 페인트가 까져있고, 세그먼트에는 엄청난 떡진 기름,,
이걸 사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상태가 험해 보여 팔리지 않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오래세월 오디오와 카메라 바꿈질에 단련된 나름의 내공으로 찬찬히 살펴보니
구하기 어렵다는 레테라32 4벌식임을 감안하면 한번 도전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흥 안병조님께 조언을 구하고 오늘 판매자를 찾아갔습니다.
판매자분 아파트 한쪽에서 찍은 첫컷,
상태는 역시 험했지만 페인트 까짐은 수정액 자욱이어서 지우면 될 것 같고
다행히 세그먼트의 망가짐이나 활자 망실은 없더군요.
이래저래 조작해보니 손은 조금 봐야 하겠지만 크게 망가지지 않아서 대금을 지불하니
판매자분께서 민트급 영문 레테라32도 있다고 하시네요,,, 허걱 ㅎ
잠시 망설이다가 민트급이라하시니 구경이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한번 보겠다고 요청하니
스쿠터를 타고 출발하더니 한참만에 창고에서 가져왔다고 보여주시더군요^^
우앙,,,
타린이가 딱 봐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 좋은 상태이고 브로셔까지 있고
파우치안에 붙어 있는 기계보증서를 보니 소화55년(1980년) 4월에 일본에서 수입했더군요.
활자판은 깔끔하고 자판에 손자욱이 없을 정도로 거의 사용하지 않은 듯 싶네요.
결국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이 후딱 대금을 지불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레테라32가 차 뒷자석에 2내나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ㅎㅎ
당체 무신 짓을 한거지,, 약간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빗길에 시흥으로 달려갔습니다.
안병조님께서 요리저리 살펴보시고 한글 세그먼트를 민트급 영문판으로 이식하고
상태가 좀 험한 한글판은 영문판으로 복원하자고 하셔서 맡기고 왔습니다~
타자기 관심갖은지 나흘만에 결국 3대를 지른 후일담을 남깁니다^^
편안한 주말저녁되세요~~~
https://cafe.naver.com/uestypewriter/521
https://cafe.naver.com/uestypewriter/487
http://typebarhead.blogspot.com/2012/05/adventures-in-typewriter-repairs-2.html
https://www.reddit.com/r/typewriters/comments/idizfy/lettera_32_carriage_loose/
* epilogue
용케 구했던 레테라32 한글 4벌식과 영문판은 시흥으로 보내서
상태가 안좋은 한글판의 세그먼트를 영문판으로 이식하고 영문판은 복원한다고 글을 썼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굳이 상태 험한 영문판을 복원하기보다는 부품용, 정비연습용으로 활용하고
영문판은 새로 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어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시흥 안사장께 예약했던 크로버 810은 스텐다드형으로 좋겠지만 크기가 부담스러워
크로버 747TF로 예약 변경하여,
레테라32 한글 4벌식 1대, 크로버 747TF 1대와 레테라32 부품용 1대가 확보되었네요.
그리곤, 다음 타자기는 뭐가 좋을까,, 고민을 시작하며
며칠동안 타사모 글은 거의 다 읽은 듯 싶고,
관심이 생긴 기종에 대해서는 유투브, 국내외 사용기를 검색해보고
마음에 들면 이베이 등을 뒤져 제고와 대략적인 가격대를 체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고시도 붙었을 듯 싶네요 ㅎ
뭔가에 빠지면 한도 끝도 없이 몰두하곤 하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타자기는 시작하면서 보유수량을 최대 5대로 한정하고 모델을 정해보고 있는데
4벌식 한글판 2대가 확정된 것이므로 3대만 추가하면 라인업이 완성됩니다.(설마~ ㅎ)
추가할 3대 모두 영문타자기로 생각하였고,
필기체를 좋아하기에 필기체 영문 2대, 인쇄체 영문 1대로 내심 생각하는데
워낙 멋진 타자기가 많아 기종을 확정하는게 쉽지 않네요.
기종을 확정한다고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김칫국부터 들이키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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